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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꽃 능소화의 슬픈 전설.

무탈한 일상에 감사합니다. 2024. 7. 18. 15:50

 

능소화의 슬픈 전설 / 이윤수.

 

아주 먼 옛날 어느 궁궐에 복숭아 빛 같은 고운 뺨에

자태가 아리따운 소화 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답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을 보내고 성은을 입어 빈의 자리에앉아

궁궐 어느곳에 처소가 마련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그 이후로 빈의 처소를 한번도 찾아오질 않았다 합니다.

 

빈의 자리에 오른 여인네가 한둘이 겠습니까

다른 빈들의 시샘과 음모로 소화는 밀리고 밀려 외진 궁궐로 기거하게

된 빈은 그런 음모를 모르는체 마냥 임금님이 찾아 오기만를 기다렸답니다.

 

빈의 여우같은 심성을 가졌더라면 온갖 방법을 다하여

임금을 불러 들였건만 아마 그녀는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혹시나 임금이 자기처소 가까이 왔다가 돌아가지 않았는가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발자국 소리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도 비치지 않을까 하며 담장을 너머 너머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은 흘러가고 있었답니다.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이 불행한 여인은 결국 임금님의 옷자락도

보지 못한채 상사병에 걸려 시름 시름 앓다가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권세를 누렸던 빈이 였다면 초상도 거창 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초상조차 치려지지 않은체.

 

"담장가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라고

한 그녀의 애절한 유언을 시녀들이 그대로 시행했습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때

빈의 담장 처소에는 조금 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높게.

 

임금님이 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는듯

꽃잎을 넓게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꽃이 능소화 입니다.

 

덩굴로 크는 아름다운 꽃의 능소화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많이 담장을 휘어감고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데

그 꽃잎의 모습이 정말 귀를 활짝 열어 놓은듯 합니다.

 

한이 많은 탓일까요.

아니면 한명의 지아비 외에는 만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 였을까요.

 

그 꽃에 반해 꽃을 따다 가지고 놀면 꽃의 충이 눈에 들어가

실명 한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여름 내내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뜨거운 여름 햇살에도

지치지 않고 꽃을 피우는 슬픈 전설이 꽃 능소화.

 

옛날부터 사찰이나 양반집 안마당에 심는 기품있고

고급스러운 꽃으로서 양반꽃으로 대접받았다고 합니다.

2024.07.19.

2024.07.19. 폰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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