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에 하얀 물억새꽃 / 이윤수.
드넓은 들판엔
군락을 이루며 가지런히 빚은
은빛머리 물억새.
작은 꽃들이 촘촘히 모여
커다란 꽃이삭을 이루며.
허공을 향해
꼿꼿하게 서있다가
점점 고개를 숙이며.
하얀 머리를 풀어 헤치고
갈바람에 몸을 맡긴채
흩날리는 억새꽃의 향연.
텅빈 논의 논두렁엔
무리지어 흰머리 억새꽃이.
가녀린 허리에
스치는 바람에도
서로 몸을 비비고
사각거리며 속삭이듯.
척박한 땅에서도
거센 바람에 꺾이지않고.
끈질긴 생명력에
순백의 물억새 꽃.
가을의 햇살에
은빛머리 억새꽃의
하얀 물결이
눈부시게 반짝이며.
초가을부터 겨울문턱에
이르기 까지.
우리곁에 머무는
고결함의 하얀 물억새꽃.
2018.11.18.
2018.11.15. 폰찍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