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녁의 초춘 / 이윤수. 유려한 곡선의 다랭이 논밭 두렁의 양지 쪽에는. 눈보라 속에서도 의연히 푸루름의 자태를 유지하며. 강한 생명력에 언제나 선녹색을 간직하고 독특한향에 코를 자극하는 고결함의 설견초. 설한풍의 한겨울을 겪어낸 대지는 새로운 새생명이 소생하며. 동면하던 만물들이 깨어나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봄의 초입. 초목에는 물이 오르고 헐벗은 나뭇가지에 움이 트며 길어진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에 들길가에 키버들 강아지가 꽃망울을 활짝 터뜨리고.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들녁에는 향긋한 봄내음이 새록 새록 묻어 나며. 산넘어 훈훈한 남풍이 불어와 얼어 붙었던 모든것 들을. 포근히 녹혀주는 초봄의 길목에서. 2014. 3.1. 2014. 3.1. 찍음.